A. 1973년 터프츠 대학 의과대학에서 종양내과 전임의 과정을 수행하고 있었어요. 당시 전임의 과정이 너무 힘들어 피로가 쌓이고 항상 빈혈이 있었죠. 그때 녹용 달인 것을 먹게 되었는데 약 2주일이 지난 후부터는 피로감이 없어지고 업무에 집중이 잘 되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그 효능이 참 신기하게 여겨졌고, 언젠가는 녹용의 효과에 대한 꼭 연구를 해 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후 미국에서 실제 녹용을 연구할 기회가 생겨 본격적인 기초연구를 시작했어요. 환자에게서 절제한 암세포를 배양하고 골수에서 얻은 조혈모 세포를 배양하여 녹용이 이들 세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기초데이터를 수집했죠. 녹용의 유효 성분이 무엇인지를 먼저 들여다봐야 했으니까요. 1975년 신시네티 의과대학의 종양내과 교수로 근무할 때 환자에게서 절제한 암세포를 배양하는 연구를 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후에 골수에서 얻은 조혈모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1989년 홍창기 박사가 서울아산병원 원장이 되고, 나도 종양내과 교수로 근무하게 되면서 1996년 본격적인 녹용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연구를 통해 녹용이 조혈모세포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중에서 PLAG 성분이 조혈모세포 촉진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았어요. PLAG는 녹용에 0.002% 밖에 존재하지 않는 성분인데, 이 물질을 구분해내고 물질의 효능을 밝힐 수 있었다는 것이 실로 기적 같은 결과로 생각됩니다.
A. 녹용이 조혈모세포를 자극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녹용의 어떤 성분이 그러한 효능을 내는지를 찾아야 했어요. 나는 임상 의학자였기에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었고 물질규명을 위해 약학, 화학 전문가의 협력을 받아야 했습니다.
녹용 달인 물을 마셨을 때 약효를 보였다면 녹용의 유효성분이 단백질은 아닐 것으로 생각했어요. 단백질 성분은 대개 주사로 투여해야 효능이 있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더구나 소화 흡수가 되어야만 효능을 낼 수 있으니 분자량도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 분명했죠. 우리는 이 점에 착안하여 녹용에서 생물학적 효능이 있는 물질을 추출하고 분획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갔습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추출 후 얻게 된 다양한 분획 중에서 조혈모세포를 자극하는 분획을 추시하면서 순수물질을 얻어야 했으니까요.
녹용 연구에서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연구를 지속했고 결국 PLAG라는 물질을 찾아내는데 성공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가슴 뿌듯한 일입니다.
A. 병균이 신체에 침입하면 자연스러운 면역반응의 일환으로 염증반응이 나타나죠. 그런데 그 염증이 지나치게 강하게 나타나면 우리 몸에 오히려 해로운 영향을 주게 됩니다. 만약 그런 염증, 즉 면역반응을 몸에 유익할 정도로 조절해 적당한 정도의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되면 몸을 회복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진행된 수많은 동물 실험과 임상시험들이 그런 작용기전을 증명하고 있어요.
PLAG는 면역이 부족하거나, 과함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증상들을 조절해 주는 물질입니다. PLAG가 면역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작용하면서 다양한 증상들을 호전시키고 예방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죠. 특히 노화에 수반되어서 올 수 있는 비감염성 염증은 PLAG가 억제하기 때문에 노화에 따른 염증은 오히려 치유가 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PLAG는 기존에 나와있는 면역증강 물질들과 달리 면역을 높일 때 높이고, 조절할 때 조절하는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차별화된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A. 흔히 면역을 증강시키는 것만을 좋다고 생각하는데 면역은 잘 조절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면역을 억제하는 것이 의료현장의 목표가 되기도 해요. 장기이식 환자나 알레르기 과민반응 환자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죠. 이런 케이스에서는 면역이 지나치게 과하게 작동되는 것이 병증의 원인이 됩니다. 물론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이 환자에게 필요한 경우도 있지요.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 것은 면역시스템이 약화되었다는 것이고, 이를 증강시켜주어야 환자가 회복될 수 있으니까요.
PLAG는 면역 시스템의 조화와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물질이에요. 예컨대 병균으로 인해 나타난 염증반응이 지나치게 활성화된다든가, 감염이 없음에도 염증이 나타나는 소위 비감염성 염증반응이 나타날 경우 PLAG가 지나치게 흥분한 면역시스템의 요소들을 억제합니다. 반대로 면역 시스템의 어느 요소가 지나치게 약화되어 문제가 될 때는 PLAG가 그 부분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PLAG를 일컬어 면역을 조절해 균형을 맞추어 주는 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A. 현재 호중구 감소증(미국/한국 임상)과 구강점막염(미국 임상) 치료제에 대해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 중입니다. 또 급성 방사선 증후군에 대해서는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 임상 2상을 준비 중인 상태에요.
이 외에도, 급성 폐 손상, 류마티스관절염, 건선, 천식 등 다양한 난치성 면역 질환에 대해서도 비임상 결과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한국, 미국, 유럽, 일본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국가에 특허 등록을 다수 확보하였습니다. PLAG의 면역조절 기능은 다양한 질병 치료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도 지속적으로 추가 적응증에 대한 특허 출원을 진행 중입니다.
A. 저는 연구실에서 연구만 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제약 산업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게 사실이에요. 그러나 의사의 입장에서 PLAG가 대단히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물질이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연구가 좀 더 진행되면 PLAG가 노화와 관련해서도 유익한 효능을 준다는 사실이 발견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효능이 밝혀지면 의료계에 미치는 효과는 물론 사회 경제적 임팩트도 상당히 크겠죠. 경영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이 최소한 15조 원 이상의 개발가치가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A. 암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PLAG를 섭취할 경우 치료 과정을 잘 견디며 성공적으로 치료를 마무리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케이스가 많았다는 것이에요. 이는 PLAG가 보완적 치료 수단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노인들 역시 PLAG 섭취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특별한 이유 없이 식욕이 떨어지고 영양상태가 나빠지고 근력이 약해질 때 PLAG를 섭취하면 가장 먼저 식욕이 좋아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영양상태가 개선되면 삶의 질이 향상될 뿐 아니라, 다른 병(낙상, 감염 등)이 생기는 것을 간접적으로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피엘에이지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좋은 효과가 관찰이 되고 있어요. 장차 노화에 따라오는 만성, 퇴행성 질환 또 암 이런 환자에게 크게 도움이 될 거라는 그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A. 자연의 실험 (nature’s experiment), 혹은 신의 암시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호기심을 가지고 주시하면 많은 연구 테마가 발견될 것입니다. Jenner의 우두, foxglove라는 식물에서 디기탈리스의 추출, 아스피린의 발견, 말라리아 약의 발견이 모두 그렇게 해서 이루어진 것이지요. 모든 민족에는 경험과 관찰에서 알게 된, 전래되어오는 민간요법이 있습니다. 우리도 한방의학의 많은 경험과 자료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것들에 현대의 과학 기술을 접목시켜 학문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호기심을 잃지 말라는 것 그리고 답을 얻기까지 끈기를 가지고 추궁하라는 것을 젊은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